2024 아르코미술관 창작산실 협력전시 《집(ZIP)》
전시기간2024.07.19~2024.09.08
<집(ZIP)> 기획단
《집(ZIP)》은 재료, 조형 그리고 물성이라는 조각 기본 요소에 충실해 조각과 조각가를 이해해 보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조각가, 미술사 연구자, 독립 기획자로 구성된 기획단은 조각의 기본 요소라는 보편적이고 광활한 표본 위에 한국 여성 조각가에 초점을 맞춰 16인의 조각가들을 불러모았다. 참여 작가 16인은 80대의 1세대 여성 조각가부터 20대의 신진 작가까지 전 세대에 걸쳐있고, 이들 각자의 조각세계는 전통적인 조각 재료부터 매체와 기술, 비물질에 대한 탐구, 조각적 물성 자체부터 서사적인 조형 등 개별적이고 역동적이다.
전시 제목 《집(ZIP)》은 ‘집 파일(Zip File, 압축파일)’처럼 16인의 조각가들의 조형 실험 각각을 한자리에 모아, 다양한 세대의 조각가들을 ‘지퍼(Zipper)’처럼 연결하는 은유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조각의 재료는 작가와의 긴밀한 상호관계에 있기에 표현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조각가는 재료(물질)와 직접 대응하며 형태를 만들어내는데(조형)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재료 고유의 물성을 드러내기도 은폐하도 한다. 이러한 조각가의 조각 탐구는 작가의 의도 너머에서 발생하는 제작의 흔적을 축적하고 작업의 서사를 암시하며 작품에 이른다.
전시 준비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은 기획단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재료를 다루는 방식, 작품에 드러내고자 했던 조형과 물성에 대한 계획, 경험 등을 상세히 전해주었다. 전시에서는 각 작품의 질료적 특성과 제작의 기술적인 측면 등을 조명한 텍스트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각의 기본 요소에 집중해 보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 미술사에서 조각의 물성과 질료적 특성을 주목하는 관점은 1970년대부터 시도되어 왔지만, 이를 한국 여성 조각가에게 집중해 보는 일은 아직도 가능성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집(ZIP)》은 그 가능성을 조명하면서 16인의 조각가 그리고 그들의 조각을 동시대 맥락 속에서 펼쳐내고자 한다.
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 2022, 혼합매체, AI 기반의 인터랙티브 조각, 140x140x180cm. 사진: 김진솔
주로 인터랙티브(대화형) 조각과 설치 작업을 하는 노진아 작가는 기술 문명의 고도화 아래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 사이의 관계를 재정의하고자 한다.
신미경은 비누의 유약한 물성이 담아내는 개념을 시각화한다. 그의 작품은 서구 중심의 근대화와 그 위계에 의문을 가지면서, 시간의 역설적 측면을 드러낸다.
오묘초는 기억의 전이가 가능해진 미래를 상상하며 이를 조각, VR, 텍스트의 형식으로 구현한다. 작가가 포착한 먼 미래의 지성체는 본 전시에서 〈미래시제〉(2023)와 〈Birth〉(2023)를 통해 우리 앞에 물질로 현현한다.
- 작가 : 김윤신, 박윤자, 한애규, 노시은, 김주현, 신미경, 노진아, 정소영, 정문경, 오묘초, 조혜진, 김태연, 이립, 서혜연, 홍기하,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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